연산에 대한 접근을 조금만 바꿔도 수학이 달리 보인다

대부분의 어른들에게 수학은 머리 아프고 재미없는 과목이지요. 그런데 초등학교 입학 전에 수를 처음 배우는 아이들을 보면 의외로 많은 아이들이 수학을 재미있어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호기심이 많은 나이인데다 주변에 있는 물건의 개수를 셀 수 있고 이를 부모와 함께 세어 보는 것 자체가 꽤 재미있는 활동인 셈이지요.

그런데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2학년 때 곱셈을 억지로 외우고 사칙연산을 배우면서 아이들의 수학을 대하는 태도가 크게 달라지지요. 10문제 또는 20문제를 다 맞힐 때까지 반복되는 연산 연습은 수학을 반복적이고 지겨운 과목으로 여기게 되지요. 지겨울 정도의 기계적인 연산 연습은 문제가 있지만, 사칙연산을 정확히 할 줄 알아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넘어야 하는 산이기는 하지요. 물론 아이와 연산 학습 중 어떤 활동을 했느냐에 따라 아이가 수학에 더 흥미를 갖게 될 수도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어떤 방법으로든 사칙연산의 습득이라는 산을 넘고 난 후에도 연산에 대한 접근을 조금 바꾸어 준다면 수학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기도 하지요. 사고력수학 또는 창의수학이라는 이름 아래 이루어지기도 하는 활동이지만, 식과 연산에 대한 사고의 폭을 크게 넓히면서 연산의 정확도와 속도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된답니다.

예를 들어 256×43을 계산한다고 해요.

256×43은 다음과 같이 흰 종이에 선분을 그려 알아낼 수 있지요. 256의 각 자리별 숫자에 따라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 방향으로 선분을 2개, 5개, 6개씩 간격을 두고 그리고, 43의 각 자리별 숫자에 따라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 방향으로 선분을 4개, 3개씩 간격을 두고 그렸습니다. 그리고 이들 선분이 만나는 점을 찍었습니다.

 

점을 모두 찍고난 후 선분이 만나는 점들을 다음과 같이 묶어서 셉니다. 점의 개수 뒤에 0을 붙이는데, 8 뒤에 0을 3개 붙여 8000, 26 뒤에 0을 2개 붙여 2600, 39 뒤에 0을 1개 붙여 390을 만든 다음 남은 18과 함께 더합니다. 그럼

8000+2600+390+18=11008

이 된답니다. 11008은 바로 256과 43을 곱한 값이지요.

마술처럼 흥미롭지요.

그런데 이를 수와 곱셈의 개념과 원리로 보면 자리별로 각각 곱셈을 해서 얻어낸 아주 당연한 결과입니다.

8개의 파란 점을 만드는 선분 2개는 256에서의 200을 의미하고 선분 4개는 43에서의 40을 의미하지요. 이들 선분이 만나는 점의 수에 0을 3개 붙이는 것은 200×40=8000와 같이 계산한 결과가 천의 자리에서부터 표현되기 때문이지요.

오른쪽에 있는 핑크색점 6개는 256에서 200을 의미하는 선분 2개와 43에서 3을 의미하는 선분 3개가 만나는 점의 수이니 200×3을 수행한 것이지요. 왼쪽에 있는 핑크색점 20개는 256에서 50을 의미하는 선분 5개와 43에서 40을 의미하는 선분 4개가 만나는 점이니 50×40을 수행한 것이고요. 이들 점의 합에 0을 2개 붙이는 것은 200×3의 600과 50×40의 2000을 더한 2600이 백의 자리에서부터 표현되기 떄문이고요.

마찬가지 방법으로 초록색점 39는 256의 5와 43의 3을 곱한 150과 256의 6과 43의 40을 곱한 240을 더한 390이 되지요.

결국 점의 수에 각각 0을 3개, 2개, 1개를 붙여 더한 것은 256과 43을 자리별로 곱해 더한 것과 같게 되지요.

이런 가벼운 활동은 연산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지루하고 반복적인 연산에 눌려 있던 감정을 풀어내는 역할을 할 수도 있지요. (어떤 아이들은 연산식이 3~4개 나열되어 있는 것만 보면 얼굴에 지겨운 표정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52×52를 볼까요.

곱셈 결과를 알고 싶다면 세로셈식을 세워 풀어내면 되지요. 이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그런데 접근을 조금 달리하면 이렇게 풀어낼 수도 있지요.

십의 자리 숫자 5끼리 곱해 5×5=25를 얻은 뒤 일의 자리 숫자 2를 25에 더해 27을 만듭니다. 그리고 일의 자리 숫자끼리 곱한 값 2×2=4를 두 자리 수처럼 취급해 27 뒤에 붙이면 2704가 됩니다. 이는 52×52의 계산 결과이기도 하지요.

신기한가요?

그럼 57×57도 같은 방법으로 알아볼까요? 25+7=32에 7×7=49를 붙여 3249를 찾습니다. 이는 57×57의 계산 결과지요.

어떻게 가능해진 것일까요?

52×52 문제는 가로세로 방향으로 각각 52개씩의 모눈이 있는 정사각형의 전체 모눈수를 세는 것이라 생각을 바꿀 수 있지요.

접근을 바꾸니 곱셈 문제 풀이는 이 모눈의 수를 세는 방법을 찾는 것으로 바뀐 것이지요. 정사각형의 모눈은 세기 쉽게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한 번에 세려면 힘들어 보였던 것이 좀 쉬워지지 않나요?

핑크색 부분의 모눈수는 50×50=2500개이고, 주황색과 보라색 긴 직사각형 2개를 나란히 이어 붙이면 가로가 100이고 세로가 일의 자리 숫자인 2가 되는 직사각형이 되어 200개가 되지요. 이들 정사각형과 직사각형의 모눈수는 모두 2700개가 되고요. 이는 25+2=27을 한 것과 같지요. 나머지 작은 정사각형의 모눈수는 4개로 일의 자리 숫자끼리 곱한 것과 같은 것을 볼 수 있지요.

생각을 바꾸고 나니 곱셈이 편해지지 않나요? 조금은 신기하기도 하고요.

이는 중학교 2학년 때(지금은 중학교 3학년 때 공부합니다.) 힘들게 외웠던 곱셈 공식을 그림으로 표현해 응용한 것이기도 합니다.

(a+b)(a+b)=aa+2ab+bb

에서 a 대신 50, b 대신 2를 대입하면

(a+b)(a+b)=aa+2ab+bb=50×50+2×50×2+2×2=2500+2×100+4=(25+2)×100+4=2704

가 되어 위와 같은 계산법이 도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요.

그저 외우기만 했던 곱셈공식이 연산에 활용될 수 있다니 흥미롭지 않나요? 수학은 공부하면 할수록 어렵고 답답했던 문제들을 보다 쉽고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지요. 지겨운 연산에서 ‘아~~’라는 탄성이 나오게 하는 쉬운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말입니다.

비록 간단한 예였지만 연산에 대한 접근을 이처럼 조금 바꾸어 보면 연산의 따분함이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나요?

사실 우리는 너무 어려서부터 연산을 빠르게 하는 법에 집중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빠른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많이도 아니고 한 걸음만 늦추고 다양한 생각들을 연산 속에 넣는다면, 어릴적부터 수학에 대해 좀 더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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